2년 전, 2020년 어느 날.
칵테일을 좋아하던 칵테일 러버는 남아도는 시간을 핑계삼아 호기롭게 조주기능사 시험에 도전하기로 했다. 필기는 뭐, 문제집 한 권 풀면 되겠지 싶었는데 크게 어렵지 않게 문제집 +기출 문제를 풀어보고 가볍게 합격했다.
보통 필기 시험 합격 후 실기 시험을 볼 수 있는
유효기간은 2년이니까.
2년 안에만 보면 되겠지 ^^ 라는
가벼운 생각으로 룰루랄라 시간은 흘렀지만
결국 2년이 다 되도록 현생에 치어
조주기능사 실기시험은 까맣게 잊고 살았고,
갑자기!
생각나서 찾아보니 올해 2022년이 마지막이지 뭐야...
부랴부랴 7월 11일에 급하게 실기시험 접수에 성공!
(조주기능사는 실기시험 접수하는 것도 광클이 필요했다.)
시험일자는 8월 28일, 장소는 서울호서직업전문학교였다.
한 달도 더 남았으니까 시간은 충분하겠지(?) 라고 생각하며 또! 정신 못차리고 유야무야 시간이 흘러흘러, 결국 2주 전까지 39가지 레시피도 다 외우지 못한 채 시간이 지나버렸다.
레시피를 제대로 전부 외운건 시험 하루 전이었고(…)
3일간 미친듯이 벼락치기를 했다는.
일단 조주기능사 실기 독학한 방법은 아래에서 자세히 풀어보기로 하고, 호서직업전문학교에서 실기시험을 치르고 온 후기를 먼저 풀어보겠다.
준비물 - 개인행주, 신분증(수험표X), 깔끔한 복장(검정 슬랙스에 흰셔츠 입고 감)
8월 28일 12:30분 시험이었고, 우리 조(3인 1조)의 출제문제는 매우 감사하게도 그리 어렵지 않았다. (이 문제를 뽑아주신 그 분에게 다시한번 감사드려요..)
마가리타 / 프레시 레몬 스퀴즈 / 피나콜라다
기억을 더듬어서 실기시험을 본 공간을 되짚어 보자면,
가운데가 작업대 (아담함) 그 윗쪽으로 술을 제출하는 공간이 있고 -제출하는 공간이 살짝 멀어서 제출할때 술 살짝 흘림 왼쪽에 전통주/리큐르 몇가지/탄산수, 콜라, 사이다/리머통(소금,설탕) -리머는 처음 만져보는 거라서 여는데 살짝 애먹었다.
오른쪽에 과일, 믹서기, 큐브얼음 (과일은 거의 손질 다 되어 있고, 쓸만큼만 소량씩 놓여있다.)
작업대 아래쪽에 가장 많이 쓰는 술이 쭈르르르 2단으로 놓여 있다. 뒤를 돌면 글라스, 쥬스, 우유 / 개수대 / 크러쉬드 아이스가 있다. (크러쉬드 아이스가 뒤쪽에 있어서 정신 없으면 잊어버릴 수 도 있겠다 생각함)
호서 시험장은 가니쉬용 집게가 따로 없고 시작할때 손 씻으니까 손으로 집으라고 했고 럼은 바카디럼만 있다고 했다.
* 2분 준비시간에 확인할 것 ! *
1. 리머는 미리 열어둘 것 (나처럼 안써본 사람은 뚜껑 여는데 시간을 잡아먹을 수 있음)
2. 술병은 무조건 라벨이 나에게 보이게
3. 처음 보는 브랜드의 술병이라면 꼭 들어올려서 뒤쪽에 한글로 된 라벨을 확인할 것 !! (중요! ) - 독학하시는 분들은 술 찾는게 제일 낯설 수 있는데 영어로만 확인하지 말고 잘 모르겠다 싶으면 꼭 한글로 확인하세요!
4. 2분이 짧다면 짧을 수 있는데 생각보다 술병을 전부 확인하는데 시간이 부족하진 않았다.
5. 2분 준비시간동안 문제를 적어주니, 중간에 칠판 확인할 것 (나는 완전 잊어버려서 시험 시작과 동시에 확인함)
2분이 지나고 시험 시작 소리가 들리자마자 칠판을 확인했고 (영어로 쓰여있었음) 걱정했던 플로팅이나 전통주가 없어서 너무너무너무 감사했다ㅠㅠ 심지어 3개 다 재료도 많이 안들어가는 것들이었다!
레시피를 되새겨보면서 먼저 잔 3개를 뒤에서 가져와서
작업대 한쪽에 올려두고 마가리타 먼저 만들기로 했다.
(그나저나 문제가 쉬워도 손이 덜덜 떨리고 긴장되는 건 어쩔 수 없는 듯)
아, 그리고 잔은 3개 전부 미리 칠링해두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칠링 안하는거 제외) 왜냐면 만들기 시작하면 까맣게 잊어버릴 수 있거든.. 나는 마가리타만 칠링하고 나머지 2개는 까먹고 안함
코스터도 미리 제출 하는 곳 위에 전부 올려놓는 걸 추천!
시험 시작과 동시에 꼭! 손부터 씻고!
* 마가리타
칵테일 글라스를 칠링해두고
셰이커에 얼음을 담고
데킬라 1+1/2 oz
라임쥬스 1/2 oz
트리플섹 1/2 oz
셰이킹 8번하고 잠깐 두고
칠링한 얼음 버리고
레몬 슬라이스로 림 부분 문지르고
소금 골고루 묻히고 탁탁 털어주고
술 따라주고
*코스터* 올리고 제출 !
* 프레시 레몬 스퀴즈 / 칠링 까먹음, 근데 안해도 상관없는듯
레몬 반개 즙 짜주고
하이볼 글라스에 (작아서 이게 맞나 싶었음) 넣고
설탕 2티스푼 넣고
탄산수 1 oz 넣고 설탕 살짝 녹여주고
얼음 채우고
나머지 탄산수 채워주고
레몬 슬라이스로 가니쉬 (잔 안에 그냥 넣었음)
*코스터* 올리고 제출 !
* 피나 콜라다 / 칠링 까먹음
믹서기에 -이 시점에서 2분 남았다고 하심, 마음 급해짐-
럼 1+1/4 oz
피나콜라다 믹스 2 oz
파인애플쥬스 2 oz
때려붓고 다급하게 크러쉬드아이스 한스쿱 넣고
뚜껑 닫고 스위치 올려놓은 다음에
가니쉬 파인애플+체리를 후다닥 만들고
필스너 글라스에 내용물 따르고
가니쉬 꽂고
*코스터* 올리고 제출 !
여기까지 끝냈는데 시간이 남았다!!
그래서 작업대 치우고 셰이커랑 쓰던 기물 개수대에 넣고
대충 주변 정리도 하고 나니까 종료벨이 울렸다.
우리 조는 문제를 뽑아주신 고마우신 분이 ㅠㅠ
그만.. 피나콜라다를 마이타이로 만드셔서 ㅠㅠ
실격 처리를 당하셨다.. 너무 안타까웠음..
그리고 따로 피드백은 전혀 없이 끝났다!! 피드백이 없으면 무난하게 합격이라고 해서 그제서야 안심이 되더라는.
조주기능사 실기 시험은 다른것보다 대기 시간이 너무너무너무너무 힘들었다.
25명 정원 중에서 비번호를 19번을 뽑는 바람에, 거의 2시간 가까이를 멍하니 기다렸더니... (중간에 졸았음..) 오히려 시험 보는 시간보다 그 대기시간이 훨씬 힘들었던 기억이...
그리고 꼭! 식사하고 가시길 추천드립니다... 대기 막판에는 배에서 꼬르륵 소리 날 정도로 배가 고팠다 ㅠㅠ 배고픈 것 때문에 손이 더 떨렸을 지도 모르겠다. (ㅋㅋ)
조주기능사 실기 시험 독학 준비 팁은
1. 레시피 외우기 (이건 그냥 기본이다. 무조건 깔고 가야한다.)
2. 긴장하지 않기
3. 당당하게, 자신감 있게 하기
4. 출제 문제 뽑기 운!!!!!!! ** 가장 중요 **
5. 재료 빨리 찾기
이게 전부인 것 같다.
학원을 다닐까도 생각했는데 사정의 여의치 않아서 원데이도 못 듣고 완전 깡으로 쌩 독학으로 밀고 갔지만 나같은 똥손 & 왕초보도 충분히 가능한 것 같다. (물론 문제 뽑기 운이 따라줬지만)
필기 시험 보고 마지막 2년차에 급하게 본 실기 시험이었지만, 정말 독학으로라도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백번 천번 들었다! 사아아알짝 허무하기도 했지만 (ㅋㅋ 배부른 소리) 이렇게 뿌듯하고 기분이 좋을 수가 없다.
시험 접수하고 제대로 레시피 외우고 준비한 시간이 약 2주 정도 되는데, 막판 3일 동안은 벼락치기로 엄청나게 집중해서 외운 것 같다.
그리고 레시피는 나만의 방법을 각자 찾는게 중요하다.
나의 경우에는 말도 안되지만 스토리를 만들어서 꾸역꾸역 외웠다.
나는 레시피 외우기 순서를 이렇게 했다.
1. 기주별로 외우기
2. 기법별로 외우기
3. 글라스 외우기
4. 가니쉬 외우기
5. 겹치는 재료별로 외우기
이런식으로 반복해서 외우다 보면 비슷한 용량도 있고
비슷한 재료도 나오고 해서 잘 외워지는데
문제는 아무런 겹치는게 없는 아이들이다.
특히 블렌드 기법이나 전통주는 정말이지 답이 안나오더라.
하도 안외워져서 인터넷에 올라온 자기만의 방식들을 줍줍해서 외웠다. 이게 ㅋㅋㅋㅋ 진짜 말도 안되긴 하지만 은근 기억에 남아서 외워진다!! (어디서 봤는지는 기억이 안남 ㅠㅠ 공유해주신 여러분 감사해여)
버번 위스키가 기주인 칵테일은 전부 버번이 1+1/2 oz 가 들어간다. (맨하탄, 뉴욕, 올드패션드, 위스키사워)
금산 - 금산에 올라 인삼주 크게 한 잔 (1+1/2) 커피 반 잔(1/2) 사과쥬스 반 잔 (1/2) 라임쥬스로 입 헹구기 (1tsp)
풋사랑 - 안트애라 - 안동소주 먹고 사랑에 퐁당퐁당 - 안동소주 1 트리플섹 1/3 애플퍼커 1 라임쥬스 1/3 (퐁1당1/3퐁1당1/3 이런식으로)
블루 하와이안 - 럼블말 파'이반' - 럼1 블루큐라소1 말리부1 파인애플쥬스 2(이)+2/1(반)
준벅 - MC BPS (MC는 BTS 생각하면서) M미도리 C코코넛 B바나나리큐르 P파인애플쥬스 S스윗앤사워믹스
코스모폴리탄 - 보! 반반반 - 보드카1 트리플섹1/2 라임쥬스1/2 크랜베리쥬스1/2
마이타이 - 럼 트 파라오 그
콜라가 들어가는 칵테일은 가니쉬가 레몬 웨지
모든 재료가 1oz씩 들어가는 그래스호퍼
모든 재료가 3/4oz씩 들어가는 브랜디 알렉산더, 네그로니
바카디와 다이키리 묶어서 외우기
싱가폴 슬링과 진피즈 묶어서 외우기
스터 기법은 3가지 뿐 - 드라이마티니, 맨해튼, 고창
블렌더 기법은 가니쉬가 전부 파인애플 & 체리
이런 식으로 방식을 만들어서 외우는 걸 추천한다! 그리고 막판에는 쪽지에 영어로 칵테일 이름써서 무작위로 뽑아서 레시피 말해보기를 했다. 아, 그리고 머릿속으로 만드는 방법을 시뮬레이션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유튜브 영상도 꾸준히 보는 게 좋다.
다들 알고 있겠지만 나는 조선바텐더 & 술선생 2개 채널을 자주 봤다. 조선바텐더님은 깔끔하게 보기에 좋았고,술선생님은 진짜 선생님처럼 자세하게 알려주셔서 좋았다.
술선생 채널
아직 합격자 발표일은 시간이 조금 남았지만,
그래도 무난하게 합격하리라 생각하면서!
조주기능사 독학 일기를 마친다.
나중에 합격자 발표하면 다시 기록하러 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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